2021년 3월 2일 화요일

[범용기 제3권] (90) 北美留記 第二年 1975 - 雪原의 토론토

雪原의 토론토

 

42 큰 눈이 내린다.

일본서 재일교포 인권옹호 사업에 분투하고 있다는 최창화[1] 목사가 연합교회에서 Documentary 영화를 돌리면서 재일교포의 인권옹호운동 보고 강연을 했다. 밤에는 이 목사 집에서 최 목사와 교회 유지들이 좌담회가 있어서 나도 참석 12시까지 얘기가 계속됐다. 이 목사 집에서 잤다.

43 스카보로 경용 집으로 간다. 폭설에 풍속 40마일이 눈보라다. 눈이 집 앞 헷지에 부딛쳐 보도는 눈 언덕이 됐다. 아직 갓내린 눈이라 걸음마다 풍덩 빠진다. 버스에서 내려서 5블럭 걷는 동안에 손이 설 얼고 귀도 제것이 아닌 것 같았다. “이 눈, 코를 갈겨 낯이 엉망이다. 가까스로 경용이네로 왔지만 그날 저녁부터 기침이 나고 담이 끓고 가슴이 뻐근하다. 시카고에서는 67명이 눈 사고로 죽었단다.

47 기침은 여전하다. 온 식구가 다 기침인데 늙은 아내가 더 심하다.

48 T.V.에서 베트남 함락 기록영화를 봤다. 6.25 때의 서울시민 피난부대를 연상했다.

49 - “고대는 군대가 점령하고 연대, 서강대, 서울대등은 자진 휴교했단다.

뉴욕의 이승만[2] 박사로부터 전화 인터뷰, 한국 상황에 대한 대책협의, 성명, 데모, 한국 대사관 점거 등등 교포 사회의 강경한 항거태도를 표명하기로 했단다.

410 - “선구자한국교회는 왜 박 정권에 반대하느냐?” 하는 아티클을 썼다.

412 서울에서는 박형규, 권호경, 이춘섭, 조화순[3] 등이 구속되었고 문익환도 잡힌 것 같다고 한다.

412 토론토에서는 토론토 민건주최로 최근 박 정권에 의해 추방된 오걸”(Geoge Ogle) 목사를 초청하여 환영회를 열었다. 순서는 나와의 대담과 연합교회강당에서의 오걸 목사 강연과 질의문답이었는데 청강자 약 400명이라고 했다. 성황이었다.


[각주]

  1. 최창화(崔昌華, 1930~1995) - 평안북도 선천 출생. 재일 대한기독교 오쿠라(小倉)교회 목사로서 70만여 명에 이르는 재일교포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반 평생을 바쳤다. 참정권 획득 운동, 민족언어찾기 운동, 지문날인 거부운동 등을 통하여 재일교포를 국제법상 소수민족으로 규정하면서, 이들이 민족적 자긍심을 가지고 일본 사회 내에서 떳떳하게 살 수 있도록 소수민족의 생존권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 이승만(Syngman Rhee, 1931~2015) - 미국장로교회의 총회장, 루이즈빌과 유니온 신학교 교수로 활동. 1956년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미국 국적의 신분으로 북한을 30여 차례 방문하기도 하였고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미국장로교회 총회장과 북미 NCC-USA 회장을 역임하였다. 1975년 캐나다의 김재준, 이상철, 독일의 장성환, 이삼열, 이승만, 손명걸, 노정선 등 한국의 민주화에 관심이 있는 기독자들의 기도모임을 시작하였고, 이 모임이 이후 한국민주화를 위한 세계협의회’, 1977한국 민주화 운동 기독교 동지회’(민주동지회)로 발전하게 되었다.
  3. 조화순 목사 1934년 인천에서 태어남. 심훈의 상록수를 읽으며 인생의 2의 채영신이 되겠다는 다짐을 하고 신학교에 입학하여 아홉 번째 여성 목사가 되었다. 1966년 인천 지역에서 산업선교를 이끌던 오글 목사와의 만남 이후 위장 취업을 통해 여성 노동자들의 삶 속으로 들어갔다. ‘동일방직최초로 여성 지부장과 여성 간부로만 구성된 노동조합 집행부를 탄생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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