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마음
보고 싶은 “님”을 기다리는 마음 – 대인난(待人難)[1]의 안타까움과 한(恨) 섞인 슬픔을 본다.
죄 없는 수인(囚人)으로 바깥소식 기다리는 마음, 신혼한 아내가 첫 아들 보았다고 옥중에 전해온 소식 – 보고 싶은 순진 그대로의 귀여운 내 아들 얼굴 - 芝河[2]의 기다리는 마음을 본다.
“주여, 언제까지니이까?” 포로 생활 50년, 지친 민족이 기다리는 해방의 날을 연상한다.
이스라엘의 6백만 “하나님 형상”이 다만 유다 족속이라는 운명적인 태어남 때문에 교수대에 달리고 도끼로 목 잘리고, 강제수용소에서 굶어죽고, 구덩이에 산채로 파묻히고 “가스 챔버”에 녹고 했다. 이 끝없는 죽음의 행렬에서 그들은 통곡한다. “오, 주여 언제까지니이까?”
무너지다 남은 옛 성도 차가운 성벽 어느 돌(石) 하나에 이마를 비비며 “주여, 언제까지이니까?” 울고 떠나는 나라 없는 유랑의 이스라엘 족속들의 기다리는 마음을 본다. “시인”은 그 넋을 본다. “시혼”은 그들과 같이 운다. “芝河”도 같이 울다가 같이 잡혀 그들의 대열에 섰다.
“종달새 하늘에 솟은들 제 얼마 높겠소!
종달새 하늘에 머문들, 제 얼마 오래겠오!
모른 체 기다려도 그리 오래 못 갈거요!”
은퇴한 선생 한 분 도인(道人)되어 이렇게 말하더군.
[1978. 6]
[각주]
- 대인난(待人難) - 사람을 기다리는 안타까움과 괴로움
- 시인 김지하(金芝河)를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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