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4일 수요일

[범용기 제5권] (77) 북미유기 제8년(1981년) - 신한민보 예방

[범용기 제5] (77) 북미유기 제8(1981) - 신한민보 예방

 

36() - 신한민보사를 예방했다.

김운하[1] 사장에게 근황을 물었더니 앞길이 차츰 펴이는 것 같다고 낙관적인 대답을 한다.

자리를 사장실에 옮겨 우리 둘만이 대좌했다.

나는 말했다. “신한민보[2]1909년에 도산 안창호 선생이 고생 고생하면서 창간한 해외에서 제일 오랜 민족언론 기관인데, 그 이름 아래서 그 연원을 이어 받은 경영자는 역시 도산선생의 정신과 전통을 전지전승’(傳之傳承)해야 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 사장은 경영난에 대한 고충을 얼마 얘기하고서, “김 박사님 말씀을 경청합니다했다. 5분 후에 구 장로 부인이 와서 문을 두드린다.

나는 곧 작별했다. 나올 때에 김 사장은 내방선물이라면서 책 몇 권을 준다. 집에 와서 뜯어보니 일본 민통에서 발행한 民族統一摸索등 몇 권이었다. 그가 말하던 앞길이 열리는 것 같다던 그 앞길의 방향과 종착점을 짐작할 수 있었다.

37() - 구회영 장로 생일이다. 구 권사는 성찬(盛饌)을 차렸다.

구 장로의 자녀 손이 모여 와서 子孫滿堂”(자손만당)이다. 나더러 가정예배를 주장하라 해서, 나는 가정예배 겸 구 장로 생일축하회를 겸하여 설교했다.

목사가 저절로 굴러든 셈이다.

38() - 해란교회에서 예배드리고 구회영 장로의 장인 장모님을 예방하고 피곤해서 그댁 객실 침대에 누어 있었다. 그 길로 시내 박명필 전도사 아파트에 갔다. 구 장로 내외분도 동석했다. 거기서 최윤관 목사님을 만나 반겼다. 나보다 두 해 위인 1899년생이지만 아주 정정하여 늙은 티가 없다. 어깨가 꾸부정한 건 젊어서부터였으니 늙은 죄가 아니다. “섭생[3]이 아주 치밀하고 그 하루에 배당된 운동량, 식사시간, 식사량, 식사종류 등등이 꾸준하게 엄격하다. 조카 따님의 효양도 극진하다. 박명필 전도사는 지금 해란교회 현역이다. 가상스러운 삶의 기록을 하늘에 심으며 땅을 사는 선남선녀들이다.

구 장로 댁에서 유숙했다.

198139() - 6:30PM에 세종회관 식당에서 김상돈, 차상달 등 민주인사 약 20명이 환영 Dinner를 차렸다. 환영사 차상달, 그리고 나의 답사겸 세계 정세 보고가 있고 식사를 시작했다.

단시간에 환영 Party는 끝나고 구회영 장로 댁에 가서 유숙했다.

 

[각주]

  1. 김운하(金雲夏) - 경남 마산 출생의 언론인. 일제강점기 미국 농무성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대표적인 한인농업가이자 독립운동가인 김형순(1886~1977)의 손자이다. 마산고등학교, 연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남가주대학교대학원 2년 수료, 동산불교대학을 졸업했다. 1972년 이후 미국으로 이주하여 미주동아편집국장, 신한민보 발행인겸 편집인, 전금관광여행사 사장, 조국민주회복남가주국민회의 공동의장, 한국민주회복통일촉진회의 미국본부 중앙위원, 한국민주화민족통일운동미주연합회장, 조국통일범민족연합미국본부 홍보국장, 조미친선협의회장, 재미동포전국연합서부연합회 수석부회장등을 역임하였다.
  2. 신한민보(新韓民報) - 샌프란시스코에서 교민단체인 국민회의 기관지로 1909년에 창간한 신문. 국민회는 하와이의 교포단체인 한민합성협회와 공립협회가 통합하여 19092월 발족하였다. 19102월 국민회와 대동보국회가 통합되며 대한인국민회로 출범하였다. 그에 따라 합성협회 기관지 합성신보와 공립협회 기관지 공립신보(118호까지 발행)가 통합되어 신한민보(119)로 발간되었다. 대한인국민회가 출범하면서 대동보국회 기관지 대동공보역시 신한민보로 통합되었다. 편집 겸 발행인은 최정익(崔正益)이었다. 1호 사설에서 과거의 공립신보가 일개 단체의 대변지에 지나지 않았던 것에 비해 새롭게 출발하는 이 신문은 민족 전체의 대변기관으로 자처하였다. 1910514일 이항우(李恒愚)가 편집인이 되어 영문난(英文欄)을 신설하였으나 경영난으로 곧 폐지하고 최정익이 다시 편집을 맡았으며, 그 뒤 박용만(朴容萬홍종표(洪宗杓) 등이 맡았으나 경영난으로 휴간되는 일이 빈번하였다. 1945년 광복 이후에도 꾸준히 발행되어 오다가 19749월 김운하가 인수하여 월간으로 발간하고 있다.
  3. 섭생(攝生) - 병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을 잘 관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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