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3일 수요일

[범용기 제1권] (22) 서울 3년 - 세례받고

세례받고

 

영구(永九) 군이 세상 떠난 지 며칠 안 되어 나는 승동 김영구(金永耈) 목사님에게서 세례를 받았다.

나는 믿은 지 3년이 넘었지만 세례 받을 생각은 없었다. 성령으로 세례 받았다는 경험 때문에, 물 세례 같은 형식은 군더더기라고 느꼈던 것이다. 그리고 세례 받았다는 신자, 제직들에게서 별다른 인간변혁을 찾지 못했다는 것도 한 이유였다. 그래서 나는 형식 불요라고 항변해 봤다.

그러나 김영구 목사님은 그런 게 아니라고 자못 강경하셨다. 예수님도 세례 받으셨는데, 그런 풋내기 생각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고 하신다. 그리고 이어 말씀하셨다.

남녀가 연애하고 동거하면 다 된 것 같이 여길지 몰라도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않으면 사회가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따라서 자녀들에게도 거리낌이 되는 걸 알아야 해. 세례 받는 건 자네가 예수의 사람됐다는데 대한 교회로서의 공인증이란 말이야!하시면서 기어코 세례 주셨다. 나는 그분 지도를 두고두고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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