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6일 화요일

[범용기 제2권] (123) 5ㆍ16 군사반란 1961 - 성서해설 내고

성서해설 내고

 

19621월이었던가 -

지문각 출판사를 경영하는 김성무 씨가 일반대중을 위한 성서해설을 써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한다. 지금까지 CLS[1]에서 내는 기독교서적은 자기 본위의 전도용이라는 인상 때문에 일반 시민은 거들떠보지도 않으련다고 했다. 그도 불신자였지만, 그런 착상을 했노란다.

그가 너무나 성실해 보이길래 승낙했다.

한 달 안에 탈고해 줘야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자택연금 상태였기 때문에 외출도 여의치 않았고 용돈도 궁했었다. 나는 쓰기 시작했다.

단 시일 안에 나온 책이어서 일종의 Patchwork[2]같이 됐지만, 그래도 내나름대로의 색깔이나 맥박이 아주 없는 것이 아니었다. 지도 그리기와 연대표 만들기에는 막내 아들 관용의 손이 도왔다. 일종의 번역물이었고 좋게 말해서 편저였지만, ‘’()로 했다. 출판사가 그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서문에서는 그것을 밝혔다.[3]

 

몇 달 안에 다 팔렸다. 의례 재판(再版)해야 할 것이었지만 지문각에서 한국인명사전, 한국역사사전(?)[4] 등 방대한 출판물 간행을 준비 중이어서 성서해설 같은 소책자에는 맘 쓸 여유가 없었다. 하루는 그와 함께 편집사무실에 들러 봤다. 수십 명 저명 학자들이 산떼미 같은 재료류를 앞에 놓고 여념 없이 붓을 놀리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해냈다. 그리고 파산했다. 오랜 후일에 성서해설은 딴 출판사에서 간행해서 캐나다에 있는 내게도 열아무 책이 보내 왔었다.


[각주]

  1. 대한기독교서회를 말함
  2. Patchwork : 여러 조각(부분)들로 이뤄진 것, 일명 짜집기
  3. 김재준, 성서해설, 지문각, 1962
  4. 1963년에 이홍직이 편찬한 국사대사전(2)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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