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5일 목요일

[낙수] 斷想(단상)과 祈願(기원) - 悲壯(비장)한 決意(결의)

悲壯(비장)決意(결의)

 

십자군1권 제2, 1937. 6.
장공김재준저작전집(5)한국신학대학출판부, 1971, 5, 19~20.
김재준전집(18)한신대학출판부, 1992, 1, 99~100.


기우러진 社稷(사직)[1]을 걱정하여 謫所(적소)[2]月色(월색)에 잠 못드는 階伯(계백)[3] 將軍(장군)의 귀에 울려오는 最後(최후)警鐘(경종)소리! 唐兵(당병)은 이미 白江(백강)[4]에 오르고 羅軍(나군)은 벌서 鐵嶺(철령)을 넘어섰다. 嗚呼(오호)! 때는 이미 늦었도다. 그러나 이때에야 비로소 이 忠義(충의)名將(명장)은 겨우 謫所(적소)에서 다시 불려 出戰(출전)()을 받게 되였다. 大勢(대세)는 이미 기우러젔지만 忠義(충의)는 아직도 萬代(만대)에 빗나리라. 그는 칼을 뽑아 사랑하는 妻子(처자)의 피로 最後(최후)告別(고별)故土(고토)에 맹서하고 五千(오천)決死隊(결사대)를 이끌어 新羅(신라)十萬大兵(10만대병)黃山(황산)에서 맞어 悲絶壯絶(비절장절)[5]最後(최후)大決戰(대결전)敢行(감행)하였다. 夫餘(부여)廢墟(폐허)를 스처가는 白馬江(백마강)의 흐르는 물에서 繁華(번화)[6]의 옛자취를 찾을 길 없지만 이 階伯(계백) 將軍(장군)悲壯(비장)決意(결의)로 그 歷史(역사)의 막음 페지를 꿈인 百濟(백제)精神(정신)永遠(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病席(병석)에서 이러난 武士(무사) 로욜라[7]! 甲冑(갑주)를 입고 長劍(장검)을 차고 말께 올라 길을 떠났다. 出戰(출전)하는 武士(무사)! 그의 말머리는 어듸로 돌리였는가? 멀리 地平線(지평선) 넘어는 半空(반공)削立(삭립)한 몬데랏[8]高峰(고봉), 그러고 그밑으로 起伏(기복)丘陵(구릉)橄欖(감람)葡萄(포도)로 푸르게 옷 입었다. 그의 말발굽은 橄欖(감람)나무 사이 葡萄(포도)동산 옆을 지나 시내를 건너 ()길로 들어 마츰내 저 몬데랏 高峰(고봉)三千五百尺(3,500) 斷崖(단애)[9]우에 서있는 傳說(전설)寺院(사원) 몬데랏 敎堂(교당)에까지 이르렀다.

이는 一五二二年(1522) 御告祭日(어고제일)이었다. 그는 一般的(일반적) 告罪(고죄)[10]()한 다음에 甲冑(갑주)를 벗어 聖壇(성단) 앞에 놓고 칼을 떼여 聖壇(성단) 옆에 걸고 타고 온 말은 그 寺院(사원) 僧侶(승려)에게 주고 그 代身(대신)으로 褐衣繩帶(걸의승대)排囊(배낭)을 걸머진 () 巡禮者(순례자)의 지팽이를 손에 쥐였다. 幽靈(유령)같은 달빛은 마루 우에 서물거리고 사탄의 검은 날개는 무덤에서 떨고 있었다. 지금 그는 西班牙(서반아) 王國(왕국)榮譽(영예)로운 武士職(무사직)에서 聖母(성모)武士(무사)就任(취임)하는 悲壯(비장)決意(결의)를 하고 있는 것이였다. 그리하여 기우러진 大厦(대하)[11] 天主敎會(천주교회)는 다시 제터우에 이러서게 되었다.

하나는 칼을 들고 나섰다. 다른 하나는 칼을 버리고 나섰다. 칼을 들었거나 칼을 버렸거나 武士道(무사도)精華(정화)임에는 다름 없다.

우리는 不滅(불멸)憧憬(동경)에 산다. 幻像(환상)과 꿈이 우리의 선물이다. 그러나 큰 꿈은 큰 決意(결의)要求(요구)한다. 우리는 悲壯(비장)決意(결의)推進(추진)하는 兵士(병사). 손에 탑을 잡고 뒤를 도라다 보는 ()는 내게 合當(합당)치 않다고 그리스도는 말씀하셨다. 武士(무사)의 길, 이것이 없이 世上(세상)忠義(충의)가 없다. 이것이 없이 敎會(교회)忠義(충의)도 없다.


[각주]

  1. 社稷(사직) - 나라나 조정, 왕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 謫所(적소) - 예전에, 죄인을 귀양 보내는 곳을 이르던 말
  3. 階伯(계백, ?~660) 백제 의자왕 때 5천 결사대를 이끌고 황산벌 전투에서 신라의 5만여 군사와 장렬히 싸운 백제의 장수
  4. 白江(백강) - 충청남도 부여군을 지나는 금강 하류를 일컫는 강, 백마강이라고도 부른다.
  5. 悲絶(비절)하다 더할 수 없이 슬프다. 壯絶(장절)하다 아주 장하고 뛰어나다
  6. 繁華(번화) - 번성하고 하려하다
  7. 이냐시오 데 로욜라(1491~1556) 로마 가톨릭의 사제, 예수회를 창립했다.
  8. 몬세라트(Montserrat) - 톱니 모양의 산이라는 의미
  9. 斷崖(단애) -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
  10. 告罪(고죄) - 스스로 지은 모든 죄를 천주나 사제 앞에서 고백함
  11. 大廈(대하) - 넓고 큰 집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