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판에 넘어져
12월 21일 – 본국 식구들과 친지 몇 분에게 성탄 선물로 송금하러 “킹스추우릿 우체국”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킹”과 “퀸” 보도 횡단모새기에서 빙판에 미끄러져 넘어졌다. 그래도 옆으로 넘어졌기에 머리는 다치지 않았다. 가슴이 결린다. 이 목사와 정화와 정희가 나를 응급치료실에 데리고 가서 X-Ray를 찍었다.
왼쪽 갈빗대 둘이 금갔다고 했다. 전치[1]되려면 한달반은 꼼짝말고 누워있어야 한단다. 한달반의 “억지호강”이다.
12월 22일 – 이효석 작 “花粉”을 다시 읽었다.
12월 23일 – 채만식 작 “레디메이드 人間”[2]을 읽었다.
12월 24일 – 성탄전야의 가족재연합 축하 Party가 이 목사 집에서 열렸다. “다이아나” 양도 동참하고 늙은이들에게도 푸짐한 선물이 배급되고 했다.
12월 25일 – 크리스마스다. 축하장 회답들을 썼다.
누워 있다.
12월 26일 – 연합교회의 김병숙 할머니가 노티, 떡, 지지미 등을 손수 만들어 들고 문병왔다.
N.Y.의 구춘회가 전화로 문안했고 전우림 부부가 찾아와 줬다. 두툼한 담료 한 장을 선물로 준다.
12월 27일 – 자리에 누워 있다.
일본인으로 노벨상을 탄, 가와바다(川端)가 지은 “雪國”(설국)을 읽었다. 그것이 노벨상 대표작이란다.
박하규 박사 부부가 내방했다.
연합교회에서 문병왔다.
12월 28일 – 옆구리가 더 캥겨서 응급실에 갔다. X-Ray를 찍었다. 차츰 나아간다는 것이었다. 아무 병발증(倂發症)이 없으니 안심해도 좋다고 한다.
6:30PM에 “토론토 民建(민건)” 간부 박찬웅, 윤용섭, 김정근, 박세진 네 분이 케잌, 화분 등 선물을 갖고 문병왔다.
연합교회의 김계남 내외분이 자녀까지 데리고 케잌을 갖고 문병왔다.
연합교회 사마리아인회에서 회장과 문언기 씨 동행 돼지고기 편육을 갖고 문병오셨다.
박재훈 박사 내외분이 선물들고 문병오셨다.
12월 29일 – 자리에 누워있다.
가와바다(三端康成)의 단편집을 읽었다. 韓戊淑(한무숙) “감정있는 深淵(심연)”도 읽었다.
문재린 목사님이 왔다 가셨다. 1월 중순에 귀국하실 예정이라고 했다.
12월 30일 – 자리에 있다.
室生屖星 作 “女どと”를 읽었다. 자리에 누은지 열흘째 된다. 차츰 캥기는 증세가 누그러지는 것 같기도 하다.
想念(상념)[3]이 잡다해진다.
12월 31일 - 除夜(제야)다.
연합교회 김소봉 장로 내외분과 따님이 문병왔다.
은용 부부의 아이들이 와서 놀다갔다. 교회에 가서 송년잔치와 자정에 드리는 신년예배에 참석한다고 했다.
진덕규 편 “한국의 민족주의”를 읽었다.
천관우와 송건호의 글들을 흥미있게 읽었다.
“1978년”도 오늘로 “돌아오지 못하는 다리”를 넘어갔다.
[각주]
- 전치(全治) - 다친 상처나 병을 완전히 치료함
- 채만식의 <레디메이드 인생> - 일제강점기에 ‘직업 동냥’에 나선 지식인이 겪는 좌절과 그 현실을 풍자와 냉소로 제시하고 있다.
- 상념(想念) - 마음 속에 떠오르는 여러 가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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