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8일 월요일

[범용기 제4권] (1) 頌壽(송수) 六聠句(육병구)

頌壽(송수)[1] 六聠句(육병구)

 

엘리야를 부르신 하나님이

長空 先生을 일찍이 부르셨어라.

한밝[2] 겨레를 이끌고

카르멜[3]로 치달리도록

그래서 이세벨[4]과 바알[5]의 무리를

무찌르도록 하셨어라.

 

한밝 겨레의 엘리야도

이윽고 광야로 쫓겼어라.

하늘 나는 까마귀가 없었더라면

그인들 어이 견디었으랴.

어즈버[6] 이 기나긴 밤이

언제 새려 하는고야.

 

3일이 동틀무렵인데

땅은 해를 머금고 토하려 않는고야.

뭍들과 바다들도

짐승들과 새들도

아직은 깊은 잠 졸려

깨려하지 않는고야.

 

그는 아직도 기다려라

영광스런 그 약속의 날을

못내 기대려라[7]

 

발돋아 기다려라.

녘이 마침내 활짝이

꽃망울로 터지기를

 

그의 헤어진 옷은

누가 물려 받을 건가[8]

그 가슴에 타는 불은

누가 받아 피울 건가

昇天(승천)의 그 기약엔

타고 가실 불수레[9]

 

태양아 어서 떠오르라

대지야 어서 꽃피어라

골짝마다 살울림[10]

決士(결사)엔 흥타령

長天(장천)[11]에 비낄

서광[12]의 아침이여

 

一九八一年(1981) 十一月(11)

오타와에서

 

鄭大爲(정대위)[13]李朱善(이주선)


[각주]

  1. 송수(頌壽) - 80세를 일컬음. 아마도 1981년 장공 김재준의 80세 생신을 맞이해서 헌사한 시
  2. 하나, ()ㆍ원(), (), ()ㆍ장(), (), ()ㆍ다()ㆍ제(), 동일(同一)의 뜻으로 쓰임. 본디 광명을 뜻함인데, 그것이 태양신의 대명사로 쓰였다. ‘한밝사상은 대일광명을 뜻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종교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3. 카르멜(carmel) - 이스라엘의 지명. ‘갈멜이라고 함. 아셀 지파와 므낫세 지파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지로서(19:26), 길게 뻗어 있는 이스라엘의 해안 평야를 두 부분으로 나누고 있다. 열왕기상 18장에서 엘리야와 바알 제사장들이 누가 참 신을 예배하고 있는지에 대해 겨룬 산이다.
  4. 이세벨 페니키아의 해안도시 티레와 시돈의 군주였던 제사장 겸 왕인 에드바알의 딸이었다. 이세벨은 북왕국 이스라엘의 아합(BC 874~853경 재위)와 혼인한 뒤 아합을 설득하여 티레(두로)의 자연신 바알 멜카르트를 숭배하게 했다. 강한 정열을 가진 이세벨은 자기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죽이려고 했으므로 야훼의 예언자들 대부분이 이세벨의 명령으로 죽음을 당했다. 그녀는 결국 엘리야의 예언처럼 창문 밖으로 떨어져 개에게 먹혔다(BC 843년경).
  5. 바알(Baal) - 고대 중동 지역에서 풍요의 신으로 알려졌던 고대의 신. 원래 셈족 언어로 주인이나 소유자라는 뜻의 보통명사였으나 BC 1400년경부터 풍요의 신이라는 의미로 숭배되기 시작했다. 유일신인 야훼를 믿었던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배교의 상징으로 여겨지면서, 후일에는 아주 부정적인 이미지의 신으로 변천하게 되었다.
  6. 어즈버 - ‘의 옛말
  7. 기대리다 - ‘기다리다의 방언
  8. 열왕기하 2장에서는 엘리야가 하늘로 승천할 때 목격한 엘리사가 엘리야의 몸에서 떨어진 겉옷을 주웠다고 기록되었다. “엘리야의 몸에서 떨어진 겉옷을 주워가지고 돌아와 요단 언덕에 서서 엘리야의 몸에서 떨어진 그의 겉옷을 가지고 물을 치며 이르되 엘리야의 하나님 여호와는 어디 계시니이까 하고 그도 물을 치매 물이 이리 저리 갈라지고 엘리사가 건너니라”(13~14)
  9. 열왕기하 2장에서는, 엘리사와 함께 있던 엘리야가 불수레와 불말을 타고 하늘로 승천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두 사람이 길을 가며 말하더니 불수레와 불말들이 두 사람을 갈라놓고 엘리야가 회오리 바람으로 하늘로 올라가더라”(왕하 2:11)
  10. 원문에는 살울림으로 되어 있는데 문맥상 산울림인 듯
  11. 장천(長天) - 멀고 넓은 하늘
  12. 서광(曙光) - 새벽에 동이 틀 때의 빛
  13. 정대위(鄭大爲, 1917~2003) - 목사·교육자. 독립운동가 정재면의 아들로, 1917년 만주 용정에서 태어나 1935년 평양숭실학교를 거쳐 1941년 일본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學] 문학부 신학과를 졸업했다. 그후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1959년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45~47년 조선신학교 전임강사, 1946~56년 한국신학대학(지금의 한신대학교) 교수 및 서울 초동교회 목사, 1953~56년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한국위원회 사무국장, 1959~61년 건국대학교 문리대학장, 1961~68년 건국대학교 총장, 1968년 독일 함부르크대학교 초청교수, 1968~69년 캐나다 토론토 한인연합교회 목사, 1969~83년 캐나다 오칼턴대학 교수, 1983~87년 한신대학교 학장을 역임했다. 이후 캐나다로 돌아가 강연활동으로 여생을 보냈다. 저서로 기독교와 역사(1949)그리스도교와 동양인의 세계(198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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