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11일 목요일

[범용기 제4권] (40) 내 백성 내 민족 - 민족은 흐른다

민족은 흐른다

 

강은 흘러 바다에 든다. 하나지만 그 속에 흐름은 또 다르다.

민족은 흘러 인류에 합한다. Humanity는 민족의 바다다. 바다는 하나다. 그러나 민족들은 그 속에서 해류를 달리한다. 그 흐름 속에서 삶을 누리는 어족들이 함께 흐른다.

우리 민족도 무던히 길게 흘렀다. 우랄 알타이계에서 몽고로, 시베리아, 만주로 흘렀다. 북부여, 남부여란 배를 타고 요하[1], 송화강[2], 흑룡강[3]을 저어가며 흘렀다.

그러다가 단군이란 시절에 한반도에 흘러들자, 더 갈 데가 마땅찮아 거기에 정착했다. 재빠른 친구들은 바다건너 일본땅을 발견하고 거기에 퍼져 나라 세우기에 성공한 부대도 있다.

그러나 거의 전부가 한반도에 뿌리를 내렸다. 그래도 흐르기는 흐른다. 안으로 흘러들어 튀어 나온 놈이 안으로 밀고 들어, 제자리 흐름에서 소용돌이를 맴돈다.

바로 얼마 전에서 작은 물줄기가 소용돌이 밖으로 흘러 넘었다. 그래서 Humanity의 큰 바다 속에서 한 작은 해류”(海流)를 이루었다. 그 해류를 타고 고기들이 같이 흐르며 번식한다.

민족은 흐른다. 흐르다가 막히면 심연(深淵)으로 가핀다.[4] 5천길 검푸른 Abyss, 넘쳐서 강이 되고 해류가 된다. 그랬다고 그 심연이 주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새 샘물로 맑아진다.

우리 민족은 흘러야 한다. 주저 말고 쏟아져 나와야 한다.

 

[1975. 6. 3]


[각주]

  1. 요하(遼河) - ‘랴오허강’(중국 만주 지방의 남부 평야를 흐르는 강)의 비표준어
  2. 송화강 쑹화강(중국 둥베이 지방을 흐르는 강
  3. 흑룡강(黑龍江) - 러시아 연방 시베리아 남동부에서 발원하여 중국 둥베이(東北)의 국경을 따라 동쪽으로 흘러 타타르 해협으로 들어가는 강. 길이는 4,500킬로미터이다.
  4. 가피다 - ‘고이다의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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