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5일 목요일

[범용기 제5권] (85) 요꼬하마에 - 동경에

[범용기 제5] (85) 요꼬하마에 - 동경에

 

44() - 요꼬하마 교회 김군식 목사 차로 湯元”(탕원)을 떠나 요꼬하마로 간다. 도중에서 가마구라 大佛[1]을 보았다.

길가에 언덕에 둘러 안온한데 바깥에서 비바람 맞으며 앉아 있다. 뒷잔등에 문이 있다.

청소하는 인부 둘이 와서 그 문을 열고 사닥다리로 기어올라 빗자루로 부처님 속을 닦아 낸다. 속은 텅 비어 있었다.

노천에 앉아 있는 부처님은 진짜 큼직한 체구다.

청동편판을 틀에 맞춰 쏠아 붙인 것으로서 정기 얽힌 종교적 심볼이라기보다도 조잡한 미술품이랄까.

일본 씨름꾼처럼 몸 부피와 무게로 말하려는 것 같았다. 그래도 순진한 촌 아낙네들은 경건하게 그 앞에서 합장한다.

일본 사람들은 왜()라는 별명이 붙을만큼 체구가 작았던 모양인데(남방족 후예) “뱃장은 꽤 크다고 혼자 생각하며 차에 올랐다.

우리는 아주 어둡기 전에 교회에 간다고 서둘렀다.

요꼬하마도오꾜오경계선에는 낮은 언덕이 있다.

그 언덕 바루 넘에 요꼬하마 쪽에는 외인(外人), 외인구락부[2], 외인 소ㆍ중ㆍ고등학교 등등이 무슨 특권구역같이 설정되어 있었다.

건물이며 생활양식이 모두 서구식 그대로였다.

일종의 백인우위 자랑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 모두 일본인이 도루 찾았다. 그리고 일본인 부유층에서 점거하고 있다.

45() - 요꼬하마 교회에서 설교했다. 김군식 목사 주동으로 언덕바지[3] 바위산을 까고 반석 위에 세운 교회다.

옆에 근사한 목사관도 지었다. 목사관이자 교회 부속건물이다.

각가지[4] 교회 小集會(소집회)가 거기서 모인다. 유치원도 있고 운동장도 넓다.

운동장은 Ground Level이다. 교포들의 2, 3세를 우리 사람, 그리스도 성격으로 길러낸다.

1세와 2세의 일상생활, 직업상담, 복지기관의 설립과 운영 등등도 직접 교회사업이고 목사의 선교지반이 된다.

이 교회만이 아니라, 일본의 교포교회는 거의 다 이런 성격의 Institutional Church인 것 같았다.

김군식 목사는 교포 제2세다. 일본말 솜씨는 일인과 꼭 같다.

한국어에도 아무 지장이 없다. 다만 일본식 발음이 가담가담[5] 섞인 것뿐이다.

그는 최고학부까지 일본서 마쳤다. 독일 가서 다시 밑에서부터 더듬어 박사과정까지 수료하고 논문을 다듬고 있을 때, 요꼬하마 교회에서 교역자를 구하고 있었다.

총회장인 이인하 목사는 당장 나오라고 지급 전보로 연락했다. 부랴부랴 나와서 요꼬하마 교회를 맡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는 독일어도 막힘없고 영어도 통한다.

몸집이 크고 뚱뚱해서 부려먹기 좋다이인하는 싱글벙글이다.

사실, 그는 겸손하고 봉사심이 넘치는 그리스도의 제자였다.

금후의 大成(대성)을 빈다.

 

[각주]

  1. 1247년 목조로 건축되어 건물 안에 보존되어 있던 불상이었으나, 태풍과 화재로 인해 모두 소실되어 1252년 청동으로 다시 건축되었다고 추정된다. 정확한 역사에 대한 기록이 없을 정도로 오래되어 일본 3대 불상이라 불리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고토쿠인 사원과 함께 국보로 지정되었다. 높이 약 11미터. 가마쿠라 대불로 친숙하다. 후세에 많은 보수가 행해진 나라(奈良)ㆍ도다이지(東大寺)의 대불과 비교해 제작 당시의 모습을 거의 보존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각지고 평면적인 안면상, 낮은 육계(머리 부분에 혹처럼 살이 올라온 것이나 뼈가 튀어나온 것), 고양이 등처럼 약간 구부정한 자세, 몸에 비해 머리 부분이 크다는 점 등에서 가마쿠라 시대에 유행했던 송풍(宋風) 불상의 특색을 나타내고 있다.
  2. 구락부(俱樂部) - 취미나 친목, 오락 따위의 공통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조직한 모임이나 단체. ‘클럽’(club)의 일본식 음역어를 우리 한자음으로 읽은 말이다.
  3. 언덕바지 - 언덕의 꼭대기
  4. 각가지 - 각각 다른 여러 가지
  5. 가담가담 - ‘이따금의 북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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