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상』 교무실
교실만큼한 방에 교사 이십여 명이 책상을 맞놓고 두 줄로 앉은 것이 교무실 겸 훈육실이다. 잘못을 저지른 학생은 거기 호출되어 선생에게 꾸중 듣고 매맞고 하는 것이었다. 어떤 선생은 거의 매일? 학생을 불러 손바닥으로 뺨을 갈긴다. 갈기는 동작에 흥분되어 더 몹시 더 오래 갈긴다. 몇 주일 후에 그는 손에 붕대를 감고 왔다. 웬일이냐고 물었더니 손바닥이 곪았다는 것이었다.
한 번은 저쪽 줄 모새기에 앉은 지리 선생이 학생 하나 끌고 와서 지도축(軸)으로 패기 시작한다. 그 학생은 소리 없이 서서 맞고 있었다. 꿇어앉으라고 한다. 꿇어 앉아 선생은 지도 축대 여섯 개가 다 부러질 때까지 팬다. 상기되어 미친 표정이었다. 그 학생은 참다못해 벌떡 일어나 『이 자식 너두 선생이냐?』 하고 대들어 내동댕이치고 구둣발로 짓밟고 쏜살같이 달아나 버렸다. 선생들이 우우 달려들었을 때 그 학생은 벌써 운동장 밖으로 뛰었다. 그는 날쌘 운동선수였다. 물론 퇴학 맞았다.
미국서 갓 나온 초년생인 나로서는 차마 못 볼 광경이었다. 교무실이 경찰서 고문실 같았다. 『훈육』, 『폭행』은 동의어로 통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런 게 『훈육』 방법이냐고 물었다. 대가리 큰 놈들은 그래야 말 듣는 법이요 하고 문제없이 대답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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