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9일 화요일

[범용기 제2권] (64) 환도와 재건 1953~1958 - 피란 제3년

피란 제3

 

1953, 부산 피난 셋째 해다. 극도의 인프레[1]이어서 엔간한[2] 거래에는 지폐 궤짝을 몇 개씩 짐짝으로 끌고 다녀야 했다.

215일에 통화 개혁이 공고되었다. 1/100로 평가를 절하한 것이었다. 330일에 중국의 주은래가 휴전 회담을 제안해 왔고 411일에 상병포로 교환이 조인을 보았으며, 426일에 휴전 본회의가 재개되고 68일에는 포로 송환 협정이 조인되었다. 그 동안 미국에서는 한국 전쟁 종식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던 아이젠하우어[3]가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120일에 취임했다. 그래서 사태는 휴전을 향하여 급전하고 있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시종 휴전을 반대했으며 618일에는 반공 포로 25천명을 돌연 석방하여 미국과 다른 연합국들을 아연케 했다. 어쨌든 727일에 휴전 협정은 조인되고 88일에 한미상호방위조약[4]이 가조인됐다.

이러고 보니 우리는 엉덩이가 쑤셔서 부산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아직도 서울은 작전지구여서 일반 시민의 입주가 금지돼 있었지만, 우리는 환도하기로 결심했다.


[각주]

  1. 인플레이션(inflation) - 화폐 가치가 떨어져 물가가 일정 기간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현상
  2. 엔간하다 수준이나 정도가 보통이거나 그보다 약간 더한 상태이다.
  3.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1890~1969) - 미국의 제34대 대통령(1953~1961). 공화당.
  4. 한미상호방위조약 대한민국과 미합중국간의 상호방위조약으로 195383일부터 협상에 들어가 88일에 서울에서 가조인하였다. 이에 대해 이승만은 크게 만족하여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성립됨으로써 우리는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많은 혜택을 받게 될 것이다. 이 조약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앞으로 번영을 누릴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이번 공동조치는 외부 침략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함으로써 우리의 안보를 확보해 줄 것이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1953101일 정식으로 체결되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