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5일 목요일

[낙수] 聖痕(성흔) - 施惠(시혜)의 聖者(성자) 알렉산드리아의 요한

施惠(시혜)聖者(성자) 알렉산드리아의 요한

- 六一六年(616)

 

십자군1권 제3, 1937. 9.
장공김재준저작전집(5)한국신학대학출판부, 1971, 5, 407~414.
김재준전집(18)한신대학출판부, 1992, 7, 262~270.


구부로()

 

地中海(지중해)의 맑은 精氣(정기)가 뭉쳐 한 섬을 이루었다면 그것은 구부로[1] 일 것이다. 적은 섬이지만 高貴(고귀)存在(존재)이다. 고루시카[2] ()殺伐(살벌)帝王(제왕) 나폴레온[3]生地(생지)래서 有名(유명)하다면 구부로는 勸慰子(권위자)인 바나바를 낳은 것만으로도 섬들의 王座(왕좌)()할 것이다. 同情(동정)慰勞(위로)化身(화신)인 바나바의 古鄕(고향)에서 五百年後(5백년후)에 다시 施惠(시혜)聖者(성자) 요한[4]世上(세상)에 보낸 것은 하나님의 祝福(축복)連綿(연면)[5]하야 累千代(누천대)에 뻐침을 立證(입증)하는 한 史實(사실)로 볼수 있다.

()요한은 구부로섬 아마터스의 한 富家(부가)의 아들로 태여났다. 그의 前半生(전반생)記錄(기록)()特記(특기)할 것이 없으나 언제나 豪放活大(호방활대)하야 大人(대인)氣風(기풍)이 있었던 것만은 事實(사실)이다. 그러나 ()이랄가 不幸(불행)이랄가 사랑하는 ()子女(자녀)가 뒤를 이어 世上(세상)을 떠나고 그는 累巨萬(누거만)[6]財産(재산)()[7]한채 依支(의지)없는 혼자 몸으로 남기여졌다. 지금은 텡하니 뷘 高臺廣室(고대광실)이 도리혀 孤獨(고독)悲哀(비애)를 난화주는 한 廢墟(폐허)不過(불과)하게 되었다. 그러나 本來(본래)부터 믿음의 達者(달자)[8]이던 그는 이 運命(운명)戱弄(희롱)에서 大使命(대사명)을 빚어내지 않고는 마지 않었다.

나는 지금부터 나의 조꼬마한 家屬(가속)()하야 살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큰 食口(식구)들을 ()하야 살 것이다하고 그는 奮然(분연)[9]히 집을 떠났다.

얼마 ()에 그는 알렉산드리아의 大主敎(대주교)被選(피선)되여 곧 任地(임지)에 나아갔다.

 

알렉산드리아의 聖役(성역)

 

到任(도임)하자 그는 部下(부하)를 불러놓고

여기 내 主人(주인)이 몇사람이나 되는지 調査(조사)해 올려라하고 下命(하명)하였다.

書記(서기)들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어안이 벙벙하야 서로 얼골만 쳐다보고 있었다.

우리 ()님께서 가난한 사람을 섬기신 것 같이 내가 섬겨야할 가난한 兄弟(형제)들이 얼마나 되나 말이야하고 그는 깨우처 주었다.

아주 生計(생계)를 잃은 () 七千五百名(칠천오백명)이라고 報告(보고)가 들어왔다. 그는 이때부터 각갓으로 이 貧民(빈민)들의 救濟(구제)盡力(진력)함과 同時(동시)에 돈푼이나 있노라고 奢侈逸樂(사치일락)[10]耽淪(탐륜)하야 하나님도 社會(사회)도 모르고 오직 自己(자기)배를 ()전으로 뫼시는 一部(일부) 有産者(유산자)들께 ()해서는 餘地(여지)없이 峻嚴(준엄)한 책망을 나리였다. 그 때문에 그에게는 숨은 ()이 무던히 많어졌다.

 

周日(주일)에 두 번씩 그는 會堂(회당)밖앝 마당에 自己椅子(자기의자)를 내다놓고 그 앞에는 긴 椅子(의자) 두엇식 놓은 다음에 終日(종일) 가난한 이 어려운 일 ()한 이들의 忌憚(기탄)없는 하소연을 들었다. 하로는 이 老聖者(노성자)가 밖앝 椅子(의자)에 나앉아 자꾸 울고 있는 것을 보았다.

웨 그렇게 落淚(낙루)[11]하십니까? 무슨 어려운 事情(사정)이 생기셨습니까?하고 書記(서기)惶恐(황공)한 낯으로 물어보았다.

오늘은 한사람도 내게 도음 ()하는 이가 없구려!하는 것이 聖者(성자)對答(대답)이였다.

다들 도음받을 必要(필요)가 없게 된 것이 겠읍지요 얼마나 훌륭한 일입니까? 기뻐하십시요하는 書記(서기)慰安(위안)을 듣고서야 그렇다면 좋으련만!하며 한울을 우러러 感謝(감사)하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병원을 설립해놓고 여행하다가 병든 사람 가난한 병자들을 돌보아 주었다. 그러고 구제할 때면 남자에게 보담 여자에게 더 많이 주었었다한다. 그는 여자에게는 제손으로 살림해갈 힘이 더 부족하니까 더 도아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였다. 하지만 낮에 분칠하고 의복이나 별하게 차리고 와서 도와달라는 여자에게는 단돈 한푼도 주지 않으셨다.

 

거기 어떤 장사꾼이 있었는데 목선(木船)에 물건을 싯고 바다건너로 무역하려 다녔었는데 두 번이나 파선을 당하고 보니 아주 두손 털고 나앉게되여 낙심하고 한숨만 쉬며 지내는 것이였다. 이것을 안 聖者(성자)는 교회 소속의 목선에다가 밀을 가득 실어주며 이제 다시 한번 가보라고 말했다. 그 상인은 너무나 감사해서 백배 사례를 하고 다시 배에 돛을 달였다. 잔잔한 바다에 순풍을 만나니 배는 하로에 千里(천리)길을 날 듯이 건너간다. 그러나 거의 다 간 때에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몰려오더니 물결이 용솟음치며 배는 어딘지로 모르게 밀려가게 되었다. 그는 자기의 재수 없음을 한탄하며 거저 죽은 줄만 알고 돛대에 매달려 밤낮을 지냈다. 얼마 지나서 다시 바닷물이 잔잔해진 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배는 무사히 영국 해안에 가 닿은 것이였다. 그때 그 지방은 흉년이 들어서 큰 야단난 때라 사람 살리라고 은이니 금이니 할 것 없이 있는대로 바치며 밀을 사갔었다. 몇일 후에 그는 은금을 한배 가득싯고 집에 돌아와 聖者(성자)의 축복을 감사하였다.

 

한번은 아주 못살게 된 귀족 한분이 이 聖者(성자)를 찾어왔다. 聖者(성자)는 자기 회계에게 금 一百五十(일백오십)원을 드리라고 명하였다. 그러나 회계는 암만 생각해 보아도 이 거지한테 그렇게 많은 돈 주는 것은 너무한다는 생각에서 五十(오십)원만 주어 보내였다. 바로 그 이튿날 잘살기로 유명한 부인신자 한 분이 구제비 五千(오천)원을 가져와서 이 聖者(성자)에게 들였다. 이 부인이 기전에 약속하기는 구제비로 만 五千(오천)원을 바치겠다고 했었는데 이제 五千(오천)원만 가져 온 것이 이상해서 聖者(성자)는 그 이유를 물었다.

저 어젯밤에 ()五千(오천)원을 다 준비해 주었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셈인지 오늘 아침에 일어나 보니 五千(오천)원만 있고 만원은 간데 없어요. 암만 야단을 치니 어디 찾을 수 있어야지요하고 그 부인은 미안한 낯으로 대답하는 것이였다.

聖者(성자)는 곧 이것이 하나님의 하신 일인줄 알고 회계를 불러서

어저께 그 귀족에게 돈 얼마 드렸느냐?하고 물어 보았다. 회계는 무안해서 머리를 숙인채 머뭇거리며 대답하지 않았다. 聖者(성자)는 곧 사람을 보내어 그 귀족에게 물어 보았다.

五十(오십)원을 감사히 받었습니다하는 회답을 손에 든 聖者(성자)는 한숨을 쉬며 탄식하였다.

()님께 심은 것은 ()께서 ()배나 갚아 주시마 하셨는데 어저께 五十(오십)원만 드렸으니 오늘 五千(오천)원만 주시는 것이로구나!

그때 아푸리까의 재정권을 맡은 니케타스 長官(장관)은 이 교부의 너무나 풍부 재원(豐富財源)과 그 구제사업에 쓰는 것이 너무나 엄청나게 큰 돈임을 알고 한쪽으로 욕심도 나고 시기도 생겼다. 마츰 여러 가지 일로 해서 그 정부의 재정에 부족이 생겼다. 니케타스 長官(장관)은 기회가 좋다고 곧 이 교부의 재산을 徵發(징발)하야 그 缺損(결손)을 메꾸려하였다. 長官(장관)은 친히 몇 사람의 부하를 데리고 이 교구를 찾어왔다. 그리하야 지금 국고금이 부족하니 담방 금고를 갖다 바치라고 서슬이 프르러 야단 쳤다.

요한 교부는 금고를 가르치며

여기 金庫(금고)가 있소. 그러나 그 돈은 교회 소유지 국고금은 아니오 당신이 억지로 가져가시려면 가져갈 수는 있겠지요마는 내 것이 아니니까 내가 줄 수는 없소하였다.

니케타스 長官(장관)은 곧 부하를 시켜 그 금고를 둘러 메워가지고 문밖에 나섰다. 마츰 그때에 사람들이 숫한 꿀통을 메고 들어오는 데 어느 통에나 청신한 청밀이란 표지가 붙어 있었다. 니케타스 長官(장관)은 요한 교부를 향하야

나 저 꿀까지 뺏들어 갈가?하고 농담삼아 말하였다.

얼마 가져 가십시오하고 교부는 곧 손소 몇통 갖다가 짐꾸리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것은 꿀통이 아니라 여러 교회 구역에서 연보한 돈 넣은 통들인데 가져오는 길에서 도적을 만날가봐서 청밀이란 표지를 부쳐 운반한 것이였다. 요한 교부는 이것으로 뺏긴 현금을 보충하야 사업이 거침없이 되여감을 감사하였다.

요한 교부는 이 짐꾸릴 때에 아래와 같은 글을 써넣었다.

나는 결코 너를 떠나지 않겠으며 너를 버리지 않으리라고 ()께서 말씀하셨다. 그의 말씀은 진실하시고 거즛이 없으시다 우리 부유(蜉蝣)[12]같은 人生(인생)으로서 감히 영원하신 하나님을 건드릴 수 있겠는가? 조심하야 잘가라

그날 저녁 니케타스 長官(장관)은 식탁에 앉아서 낮에 가져온 꿀맞을 보려고 손소 짐을 풀었다. 그 속에서 나온 편지를 한참이나 읽더니

그 교부가 인저 나하곤 단단히 틀렸어! 그 숫한 꿀통에서 요것 몇 개 주면서 이런 위협의 편지까지 쓴담!하고 혼자 중얼거리며 꿀통 뚜껑을 열었다. 그러나 꿀이 든 줄만 알았던 통속에는 번적거리는 금화(金貨)가 가득 담겨 있었다. 長官(장관)은 깜짝 놀라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이상한 감동을 받은 長官(장관)은 그때야 자기가 교부에게서 금고를 뺏들어 온 것이 잘못인줄 절실히 느끼고 이튿날 금고와 꿀통에 든 돈까지 말금히 도로 보내며 사과하였다.

 

니케타스 長官(장관)과 요한 교부와는 이제부터 퍽 사이좋게 지냈다. 그러나 정부에서 가난한 사람들께 세금을 너무 과하게 받아서 어려운 사람들이 큰 걱정 났다는 것을 알고 교부는 언젠가 정부의 잘못을 통격(痛擊)한 일이 있었다. 돈많은 사람들 중에서 전부터 요한교부를 아니꼽게 역이던 몇 사람이 곧 니케타스 長官(장관)께 가서 요한 교부가 빈민들을 선동해 가지고 정부에 반항(反抗)한다고 몹시 불커서 중상(中傷)하였다. 니케타스 長官(장관)은 잔뜩 골이나서 불이나게 교부를 찾어와 있는 욕은 다 퍼붓고 돌아갔다. 요한 교부는 좀 마음이 언쨘어서 그날을 불쾌하게 지냈으나 해질녁에 그는 편지 한 장을 써서 니케타스 長官(장관)에게 보냈다.

지금 해가 져갑니다

이것이 그 편지 내용의 전부였었다. 이런 이상한 편지 받은 長官(장관)은 얼마동안 묵묵히 생각하다가 마츰내 에베소 (4)二十六(26)절에 있는 분을 내여도 죄를 범하지 말고 해지도록 분을 품지마라한 성경말삼에서 나온 것을 알고 곳 자기의 경솔을 후회하고 다시 요한 교부와 친하게 지냈다.

 

한번은 서긔 두사람이 서로 싸와서 주먹질까지 하였음으로 교부는 두 사람을 다 함께 얼마동안 책벌했었다. 그중 한사람은 자기 잘못을 깨닫고 책벌을 달게 받었으나 한 사람은 요한 교부를 원망하며 교회에도 나오지 않게 되였다. 다음 주일 예배시간이 되어 집사(助祭)[13]가 장막을 거두고 성긔(聖器) 덮은 보를 버끼는 순간 요한 교부는 문득 마태 523-24의 말씀 예물을 제단에 들이려고 거기 잇을 때에 네 형제가 너를 인하야 원망하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에 두고 몬저[14]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들이라한 것이 생각낫던 것이다. 그는 집사를 식혀 교인들과 함께 보통 기도문을 읽게 하고 자기는 교부실에 들어가 곳 사람을 식혀서 자기를 원망하는 서긔를 불러왔다. 그 사람이 들어오자 요한 교부는 곳 이러나 그의 발앞에 꿀어업데여 공손히 절하며 내 형제여 용서하시오!하였다. 이 금빛 찬란한 법복 입은 대주교께서 백발이 성성한 머리를 땅에 대여 절할 때 이 죄지은 서기는 어쩔줄 몰라 콱 주저앉으며 엉엉 울었다 한다. 그러고 천만 용서를 빌었다. 교부는 그를 껴안아 이르켜 눈물을 씻어 준 다음에 그 길로 회당에 들어가 다시 예배를 계속하였다.

 

어떤 귀족 한분은 자기하고 의견틀린 사람 하나와 서로 원수가 되여 아모리 용서하래도 한사하고 듣지 않았었다. 하로는 요한 교부께서 이 귀족을 일부러 청해다가 바루 제단 앞에 안치고 예배를 들이기 시작하였다.

요한 교부는 전회중을 향하야

우리 다같이 주기도문을 외입시다하고 음성을 높여 주기도를 인도하였다.

그는 우리에게 일용한 양식을 주옵시고하는 데까지 외인 다음에 딱 멈추어 버렸다. 일반 교인들도 인도 하는 이가 멈추니 다들 따라 멈추었다. 그러나 바로 제단 밑에 앉은 이 귀족은 너무 가까이 앉은 까닭에 그런 눈치를 차리지 못하고 그만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자를 사하야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야 주옵소서하고 크다란 목소리로 다음 구절을 혼자 외여 버렸다. 그러고는 좀 무안해 하면서 자기도 따라 멈추었다. 그때 요한 교부는 장엄한 태도로 그 귀족에게 가서 인재 무어라고 기도 하셨습니까?하고 물었다. 그 귀족은 마치 창에 찔린 것 같이 양심에 찔림을 받어 그 길로 나가 그 사람을 찾어 모든 잘못을 사과하였다.

 

교인들의 몇 사람은 예배 볼적에 성경랑독이 끗나면 곳 슬그머니 밖으로 나가서는 예배 필할 때까지 저이끼리 잠담(雜談)하는 못된 버릇이 있었다. 어느 주일날 예배보는 중에 또 그 사람들이 슬그머니 나가는 것을 보고 요한 교부는 예배를 중지하고 뚜벅뚜벅 걸어서 밖으로 나가더니 그 사람들이 돌려 앉어 한창 이야기하는 틈에 끼여 앉으며

양떼 있는 곳에 목자도 있어야지!하고 슬그머니 웃으섰다. 그 사람들은 너무 부끄럽고 황송해서 낯을 가리우고 예배당으로 뛰여들어갔다. 그후부터는 그런 버릇이 아주 없어젔다.

 

聖者(성자)는 알렉산드리아 ()의 빈민촌에다가 조고막식한 집을 숫해짓고 그 안에 침대와 침구를 가추어서 집없는 사람들이 거긔서 자게 하였다. 하로는 그가 교부 트로일러스와 함께 이 빈민촌 심방을 떠났다. 그때 이 트로일러스 교부는 어느 은방에 있는 아주 유표한 은잔 하나가 어찌도 마음에 들었던지 그것을 사려고 금 三百圓(삼백원)을 꽁꽁묵거 주머니에 너어 가지고 다니는 중이였다. 정작 이 빈민굴에 가보니 죽게된 사람이 어찌도 많은지 참아 거저 지날 수가 없었다. 聖者(성자) 요한은 트 교부의 주머니 속에 돈 얼마 있는 줄을 잘 알고 있는 터이라

여보게 자네 주머니에는 돈이 적잔히 들어있는 모양이네 그려 아마도 한 三百圓(삼백원) 되는 것 같은데 그걸 좀 헛처서 이 불상한 사람들을 살리게 그려!하였다.

트 교부는 감히 못하겠다고도 못하고 한참 망사리다가 할수 없이 그 돈 뭉치를 끄집어 내여 떨리는 손으로 이 사람 저 사람 난화주었다. 그러나 그는 너무나 아까워서 가슴이 막 타오르는 것 같었다.

그때붙어 그는 머리 앞으네 하고 골을 싸맨채 밖으로 나가지도 않고 끙끙알코 있었다. () 요한은 그가 왜 알는다는 것을 대강 짐작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좀 자세히 알어보려는 술책으로 사람을 보내여

어늘 저녁 우리 집에 와서 저녘 같이 나누십시다하고 만찬에 청하였다.

나 병 때문에 갈 수 없소하는 것이 트 교부의 회답이었다. () 요한은 곧 돈 三百圓(삼백원)을 주머니에 너허 가지고 트 교부를 찾어갔다. 병위문이 끝난 다음에 그는 아주 천연스럽게 주머니에서 돈 三百圓(삼백원)을 꺼내 노흐며

, 빈민촌으로 같이 갔었을 때 내가 자네 돈 三百圓(삼백원) 쓴 일이 있었지! 요새 몸도 고단하고 퍽 어렵게 지냈을터인데 늦어서 안됐네하고 아무러찮게 이야기하였다.

이 돈 三百圓(삼백원)이 상우에 노히자마자 트 교부의 병은 씻은 듯이 나아버렸다.

아 괜찮습니다. 뭘 인저 원긔 왕성합니다하면서 툭툭털고 이러났다.

그럼 병이 나았으면 지금 우리집에 가서 저녁이나 난웁시다. 그려!하고 () 요한은 그를 데리고 집에 와서 만찬을 잔뜩 대접하였다. 그새 속이 타서 밥도 잘못먹고 알턴 트 교부도 지금은 마음이 탁 풀리며 저녁도 긔끈 먹었다. 그대신 식후에는 식곤증이 나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꿈에 그는 그야말로 긔화요초 향긔로운 동산 속에 갔었는데 거긔 썩 아름다운 집이 있고 그 문패에는 주교 트로일러스의 영원한 안식처라고 써 있는 것을 보았다. 그는 너무나 조하서 입이 벌신 벌신해 처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있노라니 힌 옷을 입은 무리가 몰려와서 그전 문패를 떼여버리고 대주교 요한이 금 三百圓(삼백원)으로 산 그의 영원한 안식처라는 문패를 가러부치고 가버리였다. 잠이 깬 다음에 그는 머리를 숙이고 깊히 생각하며 집으로 도라갔다.

 

집 일꾼들 중에 한사람은 여러 가지로 어려운 일만 닥쳐와서 늘 요한 교부에게 신세지고 살어왔었다. 그럼으로 그는 하로 일부러 찾어 와서

주교님 은헤는 백골란망입니다. 어떠커면 이 은헤의 만분지일인덜 갑흘수 있겠습니까?하며 절하였다. () 요한은 그 사람을 이르키며

아니다. 이 못난 요한은 아직도 너이를 위하야 피흘리지 못했다. 감사가 다 무어냐?하며 진심으로 미안해 하섰다.

 

그 지방에 데오펜더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일생을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로 지내였다. 재산은 전부 구제사업에 써 버리고 남은 것은 오직 어린 자식 하나뿐이였다. 그는 세상 떠날 때 그 어린 자식을 불러놓고 돈 百圓(백원)을 내노흐며 여기 남은 돈이라곤 百圓(백원)밖에 없다. 이걸 네게 물려주랴? 주님께 드리랴?하고 물었다.

()님께 드립시다하고 어린이는 똑똑히 대답하였다.

내 아들아 그럼 가지고 나가서 가난한 형제들께 난화 드려라하고 운명하셨다. 이 의인의 자식이 의지가지[15] 없게 되였다는 소문을 들은 () 요한은 곳 그 아이를 다려오고 싶었섰으나 서틀게 서둘가다는 혹 그 결벽(潔癖)한 어린이의 자존심(自尊心)을 상할가 염녀하야 그는 자긔 서긔를 식혀 거짓 족보를 꿈여서 대주교 요한은 그애 부친하고 사촌간이라는 것을 간접으로 알게한 다음에 사람을 보내어 그애를 다려오게 하였다.

이 소년이 문안에 들어서자 () 요한은 달려나가 부듸켜 안고 입맛초며

이게 왼 일이냐? 내 사랑하는 동생의 아들이 이럴변이 어듸 있니!하고 집안에 안어들이다 싶이하야 극진히 사랑하였다. 그리하야 그 아이를 거기서 길러 장가들여 가산을 난화 주어 걱정 없이 살게 하였다.

 

그러나 그의 私生活(사생활)은 참으로 검박하였다. 검박이라는 것 보담 비참하다고 말할 지경이였다. 그의 침상에는 다 구멍뚤린 모전 한 벌밖에 없었다. 그런데 동리 어떤 귀족이 이 형편을 알고서 훌륭한 새 모전을 사 보내였다. 그는 하롯밤을 덮어보고 곳 팔어서 구제비로 써 버렸다. 그런줄을 안 귀족은 또 다시 사보냈다. 그는 그것을 또 팔어서 구제비로 썼다. 이렇게 사보내고 팔고하기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나 하여간 내종에 이 성자는 웃으며

어듸 사보내는 사람이 못견듸나 팔어먹는 사람이 못견듸나 내기해 봅시다하고 말슴하섰다.

 

終焉(종언)

 

이런 이야기를 쓰랴면 끗이 없다. 하로는 니케타스 長官(장관)이 황제 폐하께 보고해서 황제 폐하께서 특히 이 성자를 청하신다고 소식이 왔다.

그리하야 니케타스 長官(장관)은 친히 자긔가 콘스탄치노플까지 함께 갈터이니 긔허 같이 가자고 말하는 것이였다. () 요한은 그러면 가 뵙자고 둘이서 길을 떠났다. 그러나 그들 一行(일행)이 로데스에 이르렀을 때 이 성자에게는 하날로서의 묵시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는 니케타스 長官(장관)을 향하야 당신은 지금 나를 세상 인군께로 다려가려는 터이지만 지금 하날 인군께서 나를 불르시는 구려하면서 동행하는 니케타스에게 작별하였다. 그러고 배를 타고 자긔 고향인 구부로 섬에 들어가 그가 처자와 함께 전반생을 보낸 아만터의 엿집에 다닫자 곧 자는 듯이 세상을 떠났다. 享年(향년) 六十四歲(육십사세) 알렉산드리아 大主敎(대주교)奉職(봉직)한지 七年(칠년)만이었다.

 

[史料(사료)] 구브로의 監督(감독) 레온티어스의 편즙한 그의 傳記(전기). 原材料(원재료)는 요한 主敎(주교)와 함께 일하던 神父(신부)들이 收錄(수록)한 것이다.

  

 [각주]

  1. 키프로스(Cyprus) - 지중해에서 세 번째로 큰 섬,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프로디테가 태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약성서 사도행전에 의하면 바울의 동역자였던 바나바의 고향으로 알려져 있다.
  2. 코르시카(Corsica) - 지중해에 위치한 프랑스의 섬
  3. 나폴레옹 1(Napoleon I, 1769~1821)
  4. 자선가 성 요한(Joannes, 560?~619년경) - 귀족 가문 태생으로 키프로스(Cyprus) 섬의 관리인 에피파니우스의 아들이다. 608년에 알렉산드리아의 대주교로 임명되자 그는 즉시 교구의 재산을 가난한 이들을 돕거나 시리아에서 온 피난민을 구제하는 데 나누어 주었다. 페르시아인의 침략으로 알렉산드리아를 떠나야 할 입장에 놓였을 때 니케타(Nicetas)와 함께 콘스탄티노플로 가던 길에 자신의 죽음에 대한 환시를 보고 고향으로 가서 운명하였다.
  5. 連綿(연면) - 잇닿거나 잇닿아 있음
  6. 累巨萬(누거만) - 거만의 여러 곱절이라는 뜻으로, 매우 많음 또는 매우 많은 액수를 강조하여 나타내는 말
  7. (안을 옹, 낄 옹) - 안다, 잡다, 지키다, 거느리다, 싸다
  8. 達者(달자) - 널리 사물의 도리에 정통한 사람
  9. 奮然(분연) - 크게 힘을 내어 세차고 꿋꿋하게 일어서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
  10. 逸樂(일락) - 편안하게 놀며 즐김
  11. 落淚(낙루) - 눈물을 흘림
  12. 蜉蝣(부유) - 하루살이목에 속한 곤충을 통틀어 이르는 말
  13. 助祭(조제, じょさい) - (가톨릭에서) 부제(副祭), 사제(司祭)의 차위(次位)
  14. 몬저 - ‘먼저의 방언
  15. 의지가지 의지할 만한 곳이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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