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25일 목요일

[낙수] 聖痕(성흔) - 民謠(민요)의 盲聖者(맹성자) 聖(성) 허-베 哀話(애화)

民謠(민요)盲聖者(맹성자) () -哀話(애화)

- () 五七年頃(570년경)

 

십자군1권 제5, 1937. 12.
장공김재준저작전집(5)한국신학대학출판부, 1971, 5, 401~406.
김재준전집(18)한신대학출판부, 1992, 7, 254~261.


異域(이역)彈詠(탄영) 詩人(시인)

 

푸랭크(佛國)[1]()들은 그 궁궐 안에 風流客(풍류객)들을 모아 특별한 대접을 하는 것이였다. 그리하여 노래하고 () 짓는 수많은 才子(재자)[2]들이 구름같이 모인 중에서도 그때 특별한 사랑을 한몸에 모인이는 英國(영국)의 젊은 彈詠(탄영) 詩人(시인) 히바니온이였다. 이 젊은이는 일찍 () 카독의 門下(문하)에서 修學(수학)한 일이 있음으로 小聖者(소성자)라는 別號(별호)를 가지고 있었으며 少時(소시)부터 ()英敏(영민)하여 才氣喚發(재기환발)[3]詩魂(시혼)所有者(소유자)였다. 하로는 () 카독이 이 小聖者(소성자)才氣(재기)試驗(시험)하기 ()하여 人格(인격)을 빛나게 하는 열여덟가지 美德(미덕)을 죽내리 외인 다음에 그대로 외여보라 하였다.

試鍊(시련)()하며 苦難(고난)에 참으며 行事(행사)活潑(활발)하고 榮譽(영예)尊節(존절)하며 事爲(사위)謙卑(겸비)하여 善行(선행)에는 堅持(견지)[4]하고 勞役(노역)에는 꾸준하며 敎訓(교훈)에 부지런하고 言思行(언행사)()답게하며 紛爭(분쟁)에는 和平(화평), 溫恭(온공)[5]하여 禮儀(예의)를 직히고 집에 있으매 和睦(화목)하며 隣人(인인)[6]()하매 理解性(이해성) 있고 마음과 몸은 깨끗하게, 말과 行實(행실)은 바르게 道德生活(도덕생활)에는 謹嚴(근엄)하고 무엇보다도 因苦(인고)한 이에게 親切(친절)하라

썩 잘 외였다. 너 나보다 더 잘 외이는구나!하고 () 카독이 칭찬하매 이 小聖者(소성자)아니올시다. 先生(선생), 저는 先生(선생)님보다도 더 낳게 외여보려고 애썼는데 先生(선생)님은 저보다 못하시노라고 말슴하시니 저는 교만하고 선생님은 겸손하십니다. ()先生(선생)님께로 돌립니다.하고 即席(즉석)에서 應答(응답)하였다 한다. 才氣(재기)()히 짐작할 좋은 例中(예중)의 하나이다.

 

五一三年(513)으로 五一七年(517)까지 四年(4)동안 그는 푸랭크의 () 킬데버트[7]宮庭(궁전)에서 가진 寵愛(총애)를 한 몸에 받으며 지내였으나 차츰 故國山川(고국산천)이 그리워지며 때때로 憂愁(우수)에 잠기는 일이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께 하직하고 英國(영국)으로 도라갈 배를 타려고 佛國(불국)南端(남단) 뿌리타니에 나려갔다.

 

시내가의 노래속에

 

배 기다리는 동안 그는 그 地方(지방)의 임군(諸侯(제후))宮中(궁중)()하며 사랑을 받아 오던 () 하로는 임군과 함께 산양을 떠났다. 따스한 봄날, 山河(산하)는 바야흐로 그 明朗(명랑)을 자랑하는 때였다. 그의 輕快(경쾌)한 말발굽은 내를 건너 ()넘어 깊은 숲속으로 밟아들었다. 때에 난데 없는 甘美(감미)한 노래소리가 숲 사이로 숨여들린다. 그의 마음은 유달리 보드러워졌다. 그는 노래소리를 더듬어 상수리나무의 푸른 잎사귀를 헤치면서 마츰내 向陽(향양)[8]한 언덕으로 나왔다. 芳年(방년)의 아름다운 處女(처녀) 하나 시냇가에 몸을 구펴 봄풀을 깨며 노래하는 것이었다.


나는 시냇가에

적은 紅彩花(홍채화)

그래도 다들

적은 女王(여왕)이라

불러 준다네

 

小聖者(소성자)히바니온은 가까히 나가며

 

나는 당신께 人事(인사)들입니다.

봄날의 女王(여왕)이여

당신의 낯은 어찌 그리 純白(순백)하십니까?

당신의 노래는 어찌 그리 맑으십니까?

자 이제 말슴해 주십시오.

당신은 지금 무슨 꽃을 꺾으시는지요!

 

하고 첫 말을 거니였다.

 

나는 꽃을 꺾지 않습니다.

이이들(꽃을 가르침)은 다 純潔(순결)하옵니다.

이풀은 悲哀(비애)를 쪼차냅니다.

저꽃은 盲目(맹목)을 물리칩니다.

그러고 나는 지금

죽엄에 물들지 않은

生命(생명)의 풀을 찾아 다닙니다.

 

이렇게 노래를 주고받는 동안에 임군은 이리로 찾아왔다. 샘물가에서 꽃과 함께 자라난 處女(처녀)와 젊은 詩人(시인)의 마주친 마음을 아는 임군은 곧 ()히 중매인이 되어 未久(미구)[9]宮中(궁중)에서 盛大(성대)結婚式(결혼식)이 열리였다. 그는 故國(고국) 생각도 잊어버리고 꿈속같이 몇해를 지내였다.

 

싹튼 苦草(고초)

 

이렇게 三年(3)을 지낸 때 그들에게는 첫아들이 誕生(탄생)되었다. 그러나 그 애기는 눈먼 애기였다. 이것이 처음 맛보는 世上(세상)의 쓴잔이다. 일홈을 -(쓰다)[10]라고 지어 주었다. 搖籃(요람)속에 애기는 날마다 애처럽게 울기만 한다. 어머니의 노래 아니고는 그 울음을 끄치게 할 道理(도리)가 없었다. 어머니는 밤낮으로 搖籃(요람) 옆에서 노래불러 이 어린 ()을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이리하여 어린 허-는 나면서부터 노래와 ()속에서 자라났다.

이 애기 두 살 된 때 아버지 히바니온世上(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本來(본래) 山間(산간)에서 孤兒(고아)로 자라난 몸이라 인저 의지가지[11] 없는 혈혈단신이 되었다. 어머니의 쓰린 눈물을 먹으며 이 애기는 그래도 자라고 자라 일곱 살이 되였다.

 

가시덤불을 뚤고 자라

 

철차린 어린 -는 어머니의 因苦(인고)를 조금이라도 덜려는 孝誠(효성)으로 흰개(白狗)[12]에게 줄을 매어 그 줄을 쥐고 거리로 나가 날마다 노래로 밥을 빌었다. 情景(정경)을 노래한 뿌리톤의 民謠(민요)

 

둘 같이 굳은 건 사람의 心情(심정)인가

일곱 살 장님아이 흰개를 딸아

추어서 이 쪼으며 노래 불르는

情狀(정상)을 보고도 움직이지 않는

사람의 心情(심정)이란 돌같이 굳은 건가

 

靈魂(영혼)의 노래라는 뿌리톤의 民謠(민요)는 이 눈먼 -千聖祭(천성제)黃昏(황혼)에 아버지의 무덤가에서 지은 것이라 한다. 그는 그 지은 노래를 불르며 집으로 오는 길에 춥고 疲因(피인)하여 길바닥에 거꾸러저 앞 이빨을 꺾고 피 먹은 입으로 어머니께 도라왔다고 한다.

이렇게 또 七年(7)을 지나 허-베가 十四歲(14)된 때 그는 어머니 앞에 꿀어앉아 새 決心(결심)을 엿주었다.

어머니 저 벌써 七年(7) 남어 빌며 도라다니지만 所得(소득)이 무어 있습니까? 人心(인심)()하고 時節(시절)은 나뿌고, 어머니 나 인저 어느 閑寂(한적)한 곳에 가서 하나님 찬송하는 노래나 불르며 지내고 싶어요.

어머니 리바논도 그 말을 옳게 여겨 그 길로 흰개를 동무삼아 隱者(은자) 꼬어포에드의 草幕(초막)으로 허-베를 보내고 自己(자기)는 어느 女子修道院(여자수도원)을 찾아 가서 몸을 依託(의탁)하였다.

 

거룩한 꽃 피여

 

이리하여 허-베는 꼬어포에드草幕(초막)에서 거룩한 隱者(은자)와 함께 ()하며 그 附近(부근) 아이들과 함께 이 隱者(은자)에게서 글을 배워 卓越(탁월)才質(재질)을 드러내었다.

七年後(7년후), -베는 어머니를 뵙고저 隱者(은자)와 함께 女子修道院(여자수도원)으로 찾아갔다. 샘물가의 적은 女王(여왕)薄命(박명)한 어머니는 눈먼 외아들에게 最後(최후)祝福(축복)을 남기고 數日後(수일후)世上(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를 여인 허-베는 노래 부르며 다시 草幕(초막)으로 더듬어 들었다. 그러나 그때 그 草幕(초막)主人(주인)隱者(은자) 꼬어포에드는 修道(수도)하기 ()하여 더 깊은 ()속으로 들어가고 그 草幕(초막)을 허-베에게 맡기였다. -베는 여기서 隣近(인근) 아이들과 함께 글 읽고 노래 가르치며 즐겁게 지내였다. 아이들은 이 눈먼 先生(선생)을 극진히 따랐다. 그는 音樂(음악)()宗敎的(종교적) 道德的(도덕적) 格言(격언)을 가르쳐 주는 것이였다.

그가 가르친 아이들 工課(공과)一節(일절)

이리오너라 아이들아. 새 공과를 배우자 아침에 이러나거던 선하신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해라. 내 하나님이여 오늘도 내 몸과 마음과 영혼을 맡으시옵소서언제든지 햇님처럼 하늘에서 너이들을 나려다 보시는 하나님을 생각해라. 산속에 들장미를 꽃피게하는 햇님처럼 너이를 길르는 하나님을 생각해라. 밤에 잠자리에 눕기 전에 다시 한번 기도해라. 흰 천사님 오셔서 새벽까지 날개안에 품어 잘자게 하옵소서하고. 이것이 믿는 아이의 할 일이니라. 그러고 늘 내 가르친 노래를 불러라

 

귀한 열매 매치니

 

세월 감을 따라 믿음과 德行(덕행)圓熟(원숙)하니 그를 따르는 弟子(제자)가 많은지라 東方(동방)으로 옮겨가서 한 修道院(수도원)을 짓고 弟子(제자)들을 訓練(훈련)하였다. 그러고 때때로는 그의 족하딸 크리스틴이란 少女(소녀)에게 이끌리여 거문고를 손에 들고 뿌리타니[13] 地方(지방)方方谷谷(방방곡곡)을 도라다니며 노래하고 가르치고 위로하였었다.

이 크리스틴이란 少女(소녀)亦是(역시) 孤兒(고아)로서 허-베의 어머니가 거두어 길르다가 그가 世上(세상)떠난 ()에 허-베를 따라온 可憐(가련)少女(소녀)였었다. 이 귀여운 少女(소녀)를 위하여 修道院(수도원) 兄弟(형제)들은 敎會堂(교회당) 가까히 못가 수양버드나무 밑에 꿀버리집 같은 한 적은 집을 지어 주었다. ()요일날이면 이 少女(소녀)는 마치 꿀버리같이 이 적은 집에서 뛰여 나와 꿀버리같이 노래 불르며 草場(초장)으로 못가로 곻은 꽃 푸른 풀을 모아다 祭壇(제단)을 꾸미였다.

敎堂(교당)에서 제단 꾸미는 동안에도 그의 입에서는 노래가 끊을새 없었다. 늙은 盲聖者(맹성자)는 이 노래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가끔 몰래 敎堂(교당) 창문을 열고 슬그머니 엿듣다가도 크리스틴에게 들켜서 아저씨 나한테 들켰어요!하면 빙그레 웃으며 물러가곤 하였다 한다.

 

그때 뿌리타니의 임군은 몹시 無道(무도)하고 포악하여 ()없는 백성을 함부로 죽이고 民財(민재)[14]를 약탈하여 모두를 못살게 맨드는지라 그대로 둘수 없어 監督(감독)들이 런부리아岩窟(암굴)속에 모여서 大會(대회)를 열고 이 暴君(폭군)에게 黜敎(출교)를 선언하려 하였다.

그때 허-베도 ()함을 받았었으나 좀 늦게야 오게 되었으므로 거기 있는 監督(감독)()에서 어느 한 사람은

그 까짓 눈먹장이 거지를 기대릴건 무어냐?

하고 골을 내며 욕을 퍼부었다.

그런데 그때 마침 허-베는 少女(소녀) 크리스틴의 손을 잡고 그 岩窟(암굴) 문앞에 나타났다. 山羊(산양)의 가죽을 몸에 둘르고 맨발에 지팽이 짚은 진실로 눈먹장이 거지行色(행색)이였다.

그는 바로 전에 자기를 욕하던 감독을 ()하여 나즈막한 소리로

兄弟(형제)! 내 눈먼 것을 능욕하는가? 내 눈은 어둡게 하시고 兄弟(형제)의 눈은 밝게 하신 것이 다 하나님의 기쁘신 뜻대로 된 것인데!

하고 은근히 꾸짖었다 한다.

이 임군에게 黜敎(출교)를 선언하기로 작정되매 거기 모인 감독과 僧侶(승려)들은 촉불을 켜들고 둘러서서 허-베에게 그 宣告文(선고문)을 읽게 하였다. -베는 바위우에 올라서서 그 출교선고문을 읽었다. 돌아섰던 일곱 監督(감독)이 세 번 -하고 외치자 會衆(회중)一齊(일제)히 켜들었던 촉불을 땅바닥에 던져 발로 짓밟아 불을 꺼버렸다.

 

()께서 거두어

 

인제 이 民謠(민요)의 늙은 聖者(성자)는 떠날 날이 가까웠다. 聖者(성자)는 적은 크리스틴에게 말하였다.

 

내 족하 티나야

寢床(침상)을 예비하라.

저 제단앞 내 ()님 발아래

단단한 땅바닥에

내 침상을 예비하라.

돌을 갔다 벼개 삼고

내 몸엔 재를 뿔여

검은 天使(천사) 찾거들랑

재 우에 있다 말하라.

내 심장은 약하다.

내 힘은 다하였다.

마즈막이 가까워온다.

 

적은 크리스틴은 울음이 터졌다.

 

내 아저씨!

아저씨 심장이 약해 진다면

내 심장은 멈춥니다.

내 아저씨!

아저씨께서 나를 사랑하시거던

하나님께 청들어

-(小艇(소정))[15]가 큰 배를

따라게 합소서

티나! 내족하 내 姉妹(자매)!

하나님이 심으시고

하나님이 거두시거니

하나님만이 主人(주인)이란다

 

聖壇(성단)을 꾸미도다

 

이리하여 이 盲聖者(맹성자)監督(감독)들과 僧侶(승려)들과 弟子(제자)들이 둘러앉은 가운데에서 ()든지 사흘만에 그 거륵하고 多恨(다한)[16]靈魂(영혼)을 창조주의 품안으로 내쉬였다. 瞬間(순간) 少女(소녀) 크리스틴은 두 팔로 늙은 아저씨의 두발을 부둥켜 안은채 다시 일지 않았다. 그리하여 적은 뾰-트는 큰 배를 따라 저쪽 港口(항구)로 옮기였다.

그의 遺骸(유해)佛國(불국) 革命(혁명)때에 없어졌으나 그의 자라난 搖籃(요람), 多情多恨(다정다한)[17]한 숲속의 女王(여왕) 그 어머니의 눈물로 적신 搖籃(요람)은 아직도 그때의 자장가를 담은채 한하반敎會堂(교회당)안에 놓여 있다.

 

史料(사료)! 알버트, 리 그란드 () 그의 傳記(전기). 流行民謠(유행민요)傳說(전설)多分(다분)으로 揷入(삽입)되였다.

 

 [각주]

  1. 佛國(불국) - 프랑스
  2. 才子(재자) - 재능이나 재주가 있는 젊은 남자
  3. 아마도 才氣煥發(재기환발 사리 판단이 날카롭고 재능이 빛난다는 뜻으로, 재주와 슬기가 불 일어나듯이 나타남을 이르는 말)인 듯
  4. 堅持(견지) - 어떤 견해나 입장 따위를 굳게 지니거나 지킴
  5. 溫恭(온공)하다 성격이나 태도 따위가 온화하고 공손하다
  6. 隣人(인인) - 이웃 사람
  7. 킬데베르투스 1(Childebert I, 496~558, 힐데베르트라고도 불림) - 메로빙거 왕조 출신 프랑크 왕(재위 511~558)
  8. 向陽(향양) - 햇볕을 마주 받음
  9. 未久(미구) - 앞으로 오래지 않음
  10. Saint Hervé(c. 521~556 AD) - 성 헤르베우스(또는 헤르베오)는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 전역에서 공경을 받는 성인이지만 그의 생애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그의 아버지는 영국 음유시인 히바니온(Hyvarnion)이며 어머니는 리바돈(Rivanone)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태중 소경으로 태어났는데, 그래서 그의 부모는 아들의 이름을 쓰라림 또는 비통을 뜻하는 헤르베우스로 지었다. 그는 젊어서 은수생활을 시작한 뒤로 플루빈(Plouvien) 수도원의 원장으로 있다가 운명하였다.
  11. 의지가지 의지할 만한 곳이나 사람
  12. 白狗(백구) - 털의 빛깔이 흰색인 개
  13. 브르타뉴(Bretagne) - 프랑스 북서부에 위치한 지역
  14. 民財(민재) - 국민의 재산
  15. 小艇(소정) - 크기나 규모가 작은 배
  16. 多恨(다한) - 원한이 많음, 섭섭하여 잊지 못하는 마음이 많음
  17. 多情多恨(다정다한) - 애틋한 정도 많고 한도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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