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17일 수요일

[범용기 제4권] (89) 野花園餘錄(야화원여록) - 사전과 방언

사전과 방언

 

한글사전을 편찬할 때, 서울말을 표준어로 하고 지방사투리 말은 너무 무시한 것이 아닌가. 지방말도 한국말인데 왜 우리말에서 탈락해야 하는 것이냐. “방언사전말고 큰사전에 다 기록하고 어느 지방에서 자주 쓰는 말이라는 주를 붙이면 될 것이다.

큰사전을 보면 한문에서 취음[1]한 어휘가 거의 전부고 진짜 우리말, 한 옛날부터 전해온 민속말은 멸종 상태에 있다. 가령 제주도 말 같은 것은 어휘가 무던이 많았는데 지금은 언어상실이고 육지의 표준말만이 어린이들 교재로 되어 있다.

 

필자가 어렸을 때, 쓰던 두만강가 6진 말은 부령이남 말과 같지 않다.

낱말도 낱말이지만 그 억양과 어미가 독특하다. 가령 묻는 말의 마감에는 니까?” 대신에 ?” 하고 톤온을 높인다. 말하자면 그렇습니까?” 그렇슴둥?”으로 된다.

대답하는 말의 마감에는 니다대신에 꼬마를 쓴다. “그랬습꼬마”, “그렇습꼬마말꼬리 Tone을 낮춘다.

 

6진 말, 북청 말, 함흥 말, 단천 말이 제각기 억양과 어조가 다르다.

지금 이북에서 언어를 어떻게 정돈, 통제하는지는 몰라도 좀처럼 뒤섞이지 않을 것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그러니까 1905년쯤부터 귀에 익숙해진 단어와 어휘를 얼마 기억나는 대로 적어본다.

 

[1982. 2. 10]

  

표준어 / 6진 방언

 

우물 / 구렁물 

부엌 / 정지

울타리 / 바재 

갈때돗자리 / 점제

아궁이 / 부수깨 

벌레 / 벌거지지

구유 / 구시 

반딧불 / 개띠벌레

다듬이돌 / 방칫돌 

노루 / 놀가지

송아지 / 쇄지 

간질 / 급질

망아지 / 매지 

고삐 / 곱지

그릇씻기 / 자시씻기 

마을 / 마슬

미투리 / 며크리 

() / 조이

() / 피낫 

오얏 / 왜지

() / 삼치 

새둥우리 / 새둥지

정장하고 / 매뭇고 

치마 / 쳐매

골짜기 /  

돌작벌판 / 돌갱면

/ 가매 

머루 / 멀구

상추 / 생치 

진달리 / 천지꽃

부초 / 염지 

할아버지 / 큰아버지

감자 / 감지 

큰아버지 / 맏아버지

거머리 / 거매 

기음맨다 / 기슴맨다

절깐 / 결깐

 

[각주]

  1. 취음(取音) - 본래의 뜻이나 철자는 고려하지 아니하고 그 음만 취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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