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기 제5권] (22) 북미유기 제7년(1980년) - 내 방에서
4월 14일(월) - 비바람이 거세다. 써놓고 못 붙인 편지들은 우체통에 넣어야 했다. 시작한 일을 게슴츠레 널어 놓은대로는 맘이 께름해서 딴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우체통까지 갔다 온다. 비바람이 얼굴을 갈겨 낯이 뒤범벅이다.
밖에 못 나갈 날씨이다. 그 대신 집에서의 일은 잘 된다. 밤에 잇발[1]이 아파진다. ‘치통’이란 아플 것 같잖으면서 아프기는 극성스러운 질환이다.
[각주]
- ‘이빨’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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